[추리] 가위남 읽은 것들



젊은 소녀들만 골라 목 졸라 살해한 뒤 가위로 시체를 훼손하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범 가위남은 세 번째 희생자를 물색하던 중 뜻밖의 상황에 직면한다. 자신의 조건에 딱 맞는 여고생 유키코를 어렵게 발견하여 살해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와중에 자신의 범죄를 모방한 다른 누군가가 먼저 그녀를 살해한 것이다. 엉뚱한 결과에 망연자실해 있던 가위남은 현장에서 모방범의 흔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모방범의 뒤를 쫓기로 결심한다.

한편 계속되는 엽기 흉악 연쇄살인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던 경찰은 범죄 심리 분석관 호리노우치를 사건에 투입시키고, 관할서에서 가위남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이소베는 호리노우치와 한 팀이 되어 탐문 수사를 시작한다. 계속되는 경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미궁에 빠질 기미를 보이고, 모방범의 뒤를 쫓던 가위남 역시 범인을 뒤쫓으며 조사를 하다가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유키코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사생활을 가진 인물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한편 이소베가 사건 현장에서 주웠던 유류품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줄 중요 단서로 떠오르면서 경찰의 수사는 활기를 띠게 되고, 새로 꾸려진 조사팀은 조금씩 용의자 추적에 박차를 가한다. 유키코를 죽인 진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가위남은 진짜 범인을 찾아내 자신의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이 추리소설은 자신의 모방범에게 선수를 빼앗긴 연쇄살인자라는 다소 황당하기 이를데없는 이야기 구도에서 출발합니다.
…아무리 현실이 상상을 뛰어넘는다지만 너무나도 과감한(?) 설정입니다.
허나 제 3자인 작가적 시점을 최대한 배제하고 등장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기에 설정이 어떻든 몰입하게 됩니다. 시점이란 도구를 이용해 그만큼의 현실감을 구현해놓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단 준비기간(?)이라 할 수 있는 살인이 벌어지고 난 후에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몰입도를 보여줍니다.
힘들게 찾아낸 피해자를 빼앗긴 연쇄살인범, 살인범을 수사하는 경찰관들, 그리고 사건과 관련해 연관되어진 주변인들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기에 독자는 어느덧 서술자와 동일시하게 됩니다.. 특히 정체가 드러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진범을 추적해가나는 연쇄살인범의 심리가 독자에게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덱스터 이후 이정도로 매력적인 범인은 오래간만입니다.

거기에 드러나는 진범인의 정체도 그렇지만 작가분이 숨겨둔 장치가 너무나도 비범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상밖이었기에 그만큼 강력했다고 할까요.
먼저 읽어본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그냥 마음 비우고 보십시오. 그럼 오래간만에 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실 수 있으실겁니다.

품절 크리가 이해되는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덧글

  • NoLife 2009/07/16 00:08 #

    가위남... 무척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죠.

    후반부에 가위남 앞에 떡하니 어떤 이가 나타난 순간 "엑?!"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엄청난 반전이 대박이었죠(...)
  • 半道 2009/07/16 09:00 #

    "속였구나, 작가!"를 외치게 되는 순간. :)
  • 실바누스 2009/07/25 20:57 #

    오오...설정도 흥미롭고 품절될 정도로 인기도 있으니 관심...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그런데 딴지 걸자는건 아니지만 본문에서
    현실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 상상이 현실을 뛰어넘는다...가 원래 의도 아니실지 :)
    아니면 그저 죄송(...)
  • 半道 2009/07/26 20:53 #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권하는 소설.

    그리고 현실이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의미 그대로입니다. 요즘 들어선 현실보다 더 환상적인 상상은 없다라는 생각마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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