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 2013) - 진화하는 기술, 변함없는 사랑 본 것들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아내(루니 마라)와 별거 중이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점점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신 사람들의 감상은 각기 다를 겁니다.
테오도르 주변만 보여주는 『시점 제약』과, 테오도르의 감정표현에 중심을 둔 『연출』로 인해, 영화 내 정보의 교차검증이 불가능하거든요. 더구나 인간과 A.I.라는 존재방식에 의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려는 와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승천(昇天 : 고차원생명체로의 전생을 의미)】떡밥은 관객의 머리속을 헝클어트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이건 완전히 감독이 노리고 만든 구도로,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스토리가 달라지며 결말에 대한 인상도 바뀝니다. 




1> 러브 스토리로 본다면
- 입장 차이 나는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했다가 차이를 넘지못하고 헤어지게되는 '비극형' 러브스토리. '둘만의 사랑으로 변화된 주인공'는 점 또한 러브스토리의 특징입니다. 결말 역시 '주인공과 친구가 A.I.들을 만나기 위해 자살할 것을 암시'하고요.


2> 현대 소비문명에 대한 우화(寓話)로 본다면
- 상처받은 마음을 물질로 치료하려하지만 결국 물질에는 한계가 있어 실패한다는 메시지가 됩니다. 테오도르를 얼리어답터(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로 보면 우화는 더욱 완벽해지고요. 결국 사람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라스트로 마무리.


3> 현실적인 반전을 넣으면
- 사만사가 말한 【승천】은 완전히 거짓말로 A.I.를 회수하려는 제작사들의 음모라는 반전. 사용자와 감정연결이 예상 이상이라 이대로라면 사회적 문제가 될 것 같으니, 적절한 거짓말을 꾸며내서 사용자와 A.I.까지 속였다는게 진상. 거대기업에게 속아넘어갈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을 보여주는 결말.


4> SF로 본다면
- 기술이 특이점을 달성해 인간성을 배운 A.I.를 만들었고 그들은 【승천】을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갔지만, 인간은 여전히 이쪽에 남게되었다는 정통파 'SF'적인 스토리. 즉, 이 시점에서 기술은 진화의 한계에 다다랐기에 인간의 번영은 지금이 최고조라는 의미도 됩니다. 그렇기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멸망이 예정된, 영광의 도시를 바라보는 인간 남녀라는 라스트.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속은 디스토피아적인 결말인거죠.



이 영화를 어떤 관점에서 보든 선택은 관객의 몫.
그저 진화해가는 기술이 언젠가 만들어낼지도 모르는, 매력적인 A.I. 사만사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인간 테오도르의 이야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정답은 없지만 매력넘치는 영화였습니다. :)



예~전에 봤을 때는 몰랐는데, '크리스 프랫'이 조역으로 나왔네요!
무명 배우 A가 지금은 톱스타라니 시간의 흐름은 정말로 굉장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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